트렌드톡 #1, 스타트업 임원 구성에 대한 짧은 생각

  • 기사입력 2024.02.06 15:06
  • 최종수정 2024.02.06 15:07
  • 기자명 배운철

점심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다가 이런저런 스토리가 겹치며 머릿속을 스쳐갔는데 점심 식사 후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서 화장실을 다녀오다보니 뭔가 실타래가 풀리며 얘깃거리가 정리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 임원들이 참고할만한 내용이 될 듯 하여 공유한다.

(이미지=트렌드와칭+챗GPT)
(이미지=트렌드와칭+챗GPT)

스타트업 CEO의 역량과 임원 구성

스타트업은 아무래도 대기업보다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에서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스타트업 CEO와 임원 구성이 투자 유치에서 가장 큰 평가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그만큼 스타트업에서는 CEO를 포함한 임원들의 역량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임원 구성은 최고경영책임자(CEO)와 함께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strategy), 최고기술책임자(CTO), 그리고 좀 여유가 있다면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최고정보책임자(CIO), 최고보안책임자(CSO, security) 등이 있을 수 있다.

CEO의 스타일에 따라 최고경영책임자 외에 한 가지 또는 두 가지 역할을 병행할 수 있다. (참고: 초반에는 CEO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야 할 수도 있다.) 꼭 임원이 아니더라도 해당 임원 역할에 적합한 팀장급 이상의 인력 구성이 반드시 필요하다.

임원 스타일: 내부 관리형 vs. 외부 확장형

임원들을 구성할 때도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에 따라 내부 관리형 임원을 둘 것이냐, 외부 확장형 임원을 둘 것이냐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참고: 물론 두 가지를 모두 잘하는 임원을 확보할 수 있다면 최상이겠지만 그게 어디 쉬울까?)

스타트업의 초창기에는 '외부 확장형' 임원의 비중이 크다. 빠르게 회사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와 협력하거나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일이 많다. 1차 성장(?)이 지난 단계에서는 적절한 내부 관리형 임원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대부분 겪게 되는 내부 성장통(?)을 잘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내부 관리형 임원의 역할이 크다.

참고로 필자가 즐겨 보는 미드 중 '빌리언스'에는 웬디 로즈라고 하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나온다. 웬디는 정신과 의사로서 회사 내에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펀드매니저 직원들과 상담하며 멘탈을 관리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퍼포먼스 코치 역할을 한다. (참고: 퍼포먼스 코치가 임원급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 안에서는 매우 중요한 임원급으로 나온다.) 경우에 따라서는 웬디와 같은 퍼포먼스 코치가 필요할 경우도 있다. 예전에 필자의 회사에도 웬디처럼 직원들의 고충을 상담하고 해결해 주는 퍼포먼스 코치 역할의 실장이 있기도 했다.

1차 성장 후 단계로 스타트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시 외부 확장형 임원이 필요하다. 외부 확장형 임원들의 주요한 역할은 외부 기업들과의 프로젝트 협력을 끌어내거나, 외부 프로젝트 과제/과업을 수주하거나, 투자 자금을 유치하거나, 업무 제휴를 끌어내거나 하는 등의 일이다.

어느 정도 성장 후에는 임원들도 외부 확장형 임원과 내부 관리형 임원의 균형을 유지하고 사업 본부 단위로 내부 관리형과 외부 확장형 스타일의 임직원의 균형을 갖추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게 된다. 

어떤 상황이 되면 CEO는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정리하고 내부 관리형 임원을 보강할 것인지, 외부 확장형 임원을 보강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기업 활동을 하다보면 자주 이런 기로에 서게 된다. 미리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지혜로운 선택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열린 마음, 열린 사고

그동안 미디어에 자주 오르내렸던 기업 임원들을 떠올려 보자. (참고: 해외 기업 임원을 언급해야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

대표적인 천재이자 괴짜 CEO였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 발표 준비를 위해서 병적으로 집착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리허설만 수십번 하고 예외 상황에 대비하여 다수의 시나리오를 준비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스티브 잡스 옆에는 애플 제품의 디자인을 통해 영감을 불어 넣었던 영혼의 단짝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너선 아이브'가 있었다. 스티브 잡스가 꿈꾸던 제품을 실제 제품으로 디자인하는 역할에 조니 아이브가 있었다.

(출처=CNET)
(출처=CNET)

현재 애플은 매니지먼트의 귀재, 공급망 관리의 귀재인 팀 쿡이 CEO를 맡아 천재적인 창의성 대신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 공급으로 최근 10여년간 미국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성장을 이루어내는데는 빌 게이츠의 절친 스티브 발머가 있었다. 초기에는 CTO 역할을 했고 2대 마이크로소프트 CEO를 지내기도 했다. (참고: 스티브 발머가 CEO였던 시절의 MS는 ... 흠.... 뭐... 그랬습니다.) 이후에는 사티아 나델라가 CEO로 취임하고 '모바일 퍼스트'를 외쳤고 최근에는 클라우드 사업의 성공에 이은 '인공지능 Ai' 사업에 집중하며 애플을 밀어내고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참고: 2023년 말에 있었던 오픈AI의 샘 알트만 추출 사건 당시 보여줬던 사티아 나델라의 의사결정은 매우 놀랄만했다.)

(출처=MS)
(출처=MS)

철저한 기술쟁이 두 친구,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알파벳 지주 회사를 설립한 후 구글은 순다르 피차이에게 맡겼다. 철저하게 첨단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검색엔진 기술로 검색광고 시장을 거의 독점하며 성장해 왔다. 창업자 두 사람과는 성향이 아주 다른 순다르 피차이의 통합 경영 역량으로 성장해 왔는데 Ai 시대에 너무 기술적인 관점과 접근으로 비즈니스 감각에 남다른 오픈AI의 샘 알트만에게 인공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페이스북의 천재 고집쟁이 마크 저크버그는 페이스북 상장 후 상업적인 성공에 대한 부담과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압박으로 소셜미디어를 돈벌이 도구로 바꿔버렸다. 페이스북은 광고 플랫폼과 이용자 데이터 판매 수단이 되어 버렸다. 인스타그램과 왓츠앱도 상업적 도구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인스타그램 창업자이자 동업 관계였던 케빈 시스트롬과도 헤어졌다.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였던 셰릴 샌드버그는 소셜 광고를 런칭하고 디지털 광고의 어머니가 되었지만 2022년 페이스북을 떠났다. 참고로 케빈 시스트롬, 셰릴 샌드버그 이 후 아직까지 마크 저크버그는 자기와 사업을 진정으로 공유하는 파트너 임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디어에 노출되는 기사를 통해서는 잘 모르겠다.) 마크 저크버그는 며칠 전 미국 SNS 서비스 청문회에서 자녀들이 죽음을 당한 부모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하기까지 했다.

(출처=CNBC 유튜브 캡쳐)
(출처=CNBC 유튜브 캡쳐)

이제는 아마존을 물러나 블루 오리진에 전념하고 있는 제프 베조스는 고집세고 독단적인 경영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자주 스티브 잡스와 비견된다. 하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할 때 '그림자(Shadow)'라는 조언자 그룹을 두고 조언을 들었다. 내부 임원 조직이 아닌 강력한 멘토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의사결정에 참고했다. 필자가 아는 어느 공공기관의 리더는 이런 멘토십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잘 활용한 대표적인 경우였다. 경기도청 근무 시절부터 외부 전문가 풀을 구성하여 중요한 사업을 할 때 적극적으로 시장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공공업무를 진행하며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봤다.

(출처=비즈니스투데이)
(출처=비즈니스투데이)

스타트업 경영에서 참고할만한 사례를 들자면 끝도 없겠지만 대강 이름을 대면 알만한 기업의 CEO를 중심으로 몇 가지 사례를 들었다. (참고: 2023년부터 Ai와 함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잰슨 황 관련한 경영 철학도 한번 살펴보면 재미있을 듯 하다.) 2024년 들어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관련 경영 철학은 2023년에 출간된 일론 머스크 전기를 한번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성공하는 기업의 CEO는 열린 마음, 열린 사고를 가지고 사업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절한 역량의 임원들을 구성하거나 멘토십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애플의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이사회(?), 제프 베조스의 멘토십 프로그램, 공공기관의 자문단 운영 등은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활용할만한 조직 운영 방식이다.


2024년 설 연휴를 앞두고 다시 한번 새해 사업 구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 다들 2024년도 사업을 통해서 더욱 크게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응원한다.

"트렌드와칭 텔레그램 참여하기 (최신 소식, 자료 공유)"

brian@trendw.kr

광고문의 보도자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